오늘은 그냥 누구나 다 한번쯤 느끼지 않았을까 싶은
육아에 대해 써보고 싶었다. 육아는 고통이다.
길고 긴 한탄 글이다. 의식의 흐름대로 마구 썼다.
쓰고나니 조금 후련한 것도 같다. 아이가 태어나서 느끼믄 즐거움? 있다. 그 순간은 아주 짧고 강렬하지만 중독성이 있다. 내 목숨보다 무조건 아이가 더 중요하다.
그래도 힘든건 힘든거다.
아이의 타고난 기질은 정말 무시할수가 없더라.
5살이 된 지금도 새벽에 네댓번씩 깨는 아이. 주말 하루정도 빼고는 아이에 관한건 모두 내가 도맡아 하기 때문에, 삼년반이 넘도록 저녁에 제대로 자본적이 없다. 임신 기간 입덧이나 몸이 무거워졌을 때를 합하면 4년이 넘어간다. 그 기간동안 거의 좀비처럼 살고있다. 매사에 작은 의욕이 생겨 무언가를 해보려 해도, 아이가 열흘씩 아프면 그나마 있던 에너지와 의욕도 다 소진하고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가는 삶. 아이가 아프고나면 내가 아프다. 내가 나아지고 회복해서 무언가 더 해보려할때 쯤 아이가 아프다.
몇일간 양쪽 귀에 이석증이 생겨 눈앞이 핑핑 돌아 약먹고 누워있었다. 가까스로 채운 작은 의욕이 허무하게 새어나간다.
잠을 못자서일까? 자주 아프다. 하고싶어서 하는것도 아니고 최소한으로 해야하는걸 간신히 하면서 살아간다. 꾸역꾸역.
아이는 매일같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그만큼 나는 공부할것이 많아진다. 진이 빠지는 하루를 보내고 잠자리에 들기전 한두시간씩, 육아와 관련된 정보를 찾아보고 전문가들의 유투브를 뒤져가며 공부한다.
대체 이 아이가 왜 이러는 것일까, 내가지금 제대로 하고있는게 맞나. 아이는 끊임없이 관심과 사랑을 원한다. 날것의 감정을 끊임없이 받아주고 훈육하고 부딪히다보니 사람만나기가 싫다. 아이에게 시달리는것 만으로도 이미 한계다. 나를 신경쓸 에너지도 여유도 없다.
새벽에 다섯번이나깨서 잠을 잔건지 못잔건지 모르겠는 상태로 일어난다. 밥도안먹어 옷도안입어 노느라 열번을 불러도 듣는척도 하지않고 재촉하면 떼쓰고 우는 아이. 전쟁같은 등원을 마치고 집까지 다시왔다. 아무것도 하고싶지가 않다. 집안일을 하고 점심을 먹고, 내가 할수있을만한 무언가를 끊임없이 찾고 강의를 듣는다. 무기력하게 누워있다보면 아이를 데려올 시간이 된다. 아이가 잠들기까지 6시간 남았다. 그리고 새벽에 다섯번씩 깬다. 병원가서 혈액검사도 했는데 이상은 없었다. 그냥 기질이 그런것 같다.
아이는 끊임없이 놀아달라고 한다. 같이 놀아주지만 우김질과 떼쓰기 부당한 행동들. 아이라서 당연하지만 당연하다고 내가 즐거울수는 없다. 어린이집에서는 혼자 잘 먹지만 집에서는 떠줘야만 밥먹는 아이. 너가 먹고싶은만큼만 먹으라며 치워도 봤지만 시원치않게 먹는게 지속되니 결국 감기든 뭐든 걸려서 더 힘들어진다. 내 밥도 편하게 못먹은지 4년이 넘었다. 아이 밥 떠먹여주고 나면 식은밥, 요리들. 그것도 아이가 놀자고 재촉하니 급하게먹어 매일 탈이났다. 때때로 아이는 그 또래 아이답게 갖은 병치례를 한다. 열이 날때는 새벽에 한시간마다 열체크. 계속 옆에서 돌봐주어야한다. 응급실 가는일도 해마다 꽤 된다. 아프면 기본 일주일에서 이주일. 그 기간동안 오로지 집에서, 거의 단 둘이 하루종일 지지고 볶는다. 아픈아이는 짜증과 화가 많다. 같은 병이라도 옮는날에는 아픈채로 아픈애를 돌본다. 부모니까 당연히 해야되는거 맞다. 맞는 말이다. 내가 낳고싶어 낳은 것도 맞다. 근데 힘든건 힘든거다. 힘들다고 회피하거나 방치하지는 않는다. 꾸역꾸역 해가고 있다. 근데 너무 힘들다. 나는 애초에 육아랑 맞지않는 사람인가보다. 아이는 너무 사랑스럽고 예쁘고 소중하지만, 그것들이 나를 힘들지 않게 해주는 마법은 아니다. 내가 못난 사람이라 그렇다. 그래서 바뀌어보려고 하는데 쉽지가 않다.
예전엔 수면교육도 해보려고 했다. 처음에는 잘 됐었다.
애가 그런데 정말 자주 아팠다. 열도 자주났다. 옆에서 같이 잠드는 날이 많아졌고, 아이가 내가 잘때 곁에 있는게 어느새 익숙해졌다. 아이와 함께면 정말 한숨도 제대로 못자서 바로옆방으로 옮겼는데 아이는 여전히 자주 깼고 그때마다 나를 불러대서 방으로 오가며 날을 샜다.
하다하다 삼년만에 남편한테 도와달라했는데 아이가 거부했다. 남편은 병간호도, 데리고 잔적도 없다. 남편한테 일이 바쁘니 잠이라도 자라고 그랬다. 내가아플때도 여전히 바빠서 아픈채로 아이를 봤다. 남편은 내가 죽기라도하면 아이를 돌볼만한 지식이 거의 전무해서 제대로 돌보기 힘들겠지. 이제 새학기라 새 기관에 적응할때가 다가온다. 또 몇달간 갖은 고민거리와 문제행동들 때문에 시달리겠지. 좋은 부모의 조건, 아이에게 바람직한 부모가 되는 법. 제대로된 훈육법 머릿속에 잔뜩 넣어뒀지만, 오늘도 끝까지 밥 안떠먹고 밥먹는 내내 거실로 왔다갔다거리며 장난치고 불러도 듣는척도 안하는 애한테 밥먹을땐 밥에 집중해야 한다고 다그쳤더니 펑펑 우는 아이.
아이가 가진 장점만 생각하고 지내려고 노력하지만 먹고싸고자는 삼박자중에 단 하나도 수월하게 하지않는 아이를 보며 인내심이 바닥을 쳤고, 이젠 끌어 모아도 한계가 있나보다. 몸은 아프고 정신력은 바닥이고 마음도 여유가없다. 그래서 자꾸 병치례를 하나? 뭘 내려놓고 뭐에 집중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무기력함이 제일 큰 감정이고 두번째로는 낮은 자존감.
거기에 저질체력. 이석증 약을 먹으면 하루종일 졸리다. 몇일간 이렇게 지내니 성격도 더 날카로워지는것 같다. 더이상 내가 뭘 할수 있을까. 매일매일 속은 수도없이 터져나가고 아이는 조금씩 커가고 있다. 내 시간과 내 마음과 내 에너지는 다 아이에게 쓰이고 있다. 애초에 별로 없던걸 아이에게 쏟고나니 나는 나 혼자 있을때면 그냥 동면하는 뱀처럼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된다.
몸이라도 움직이면 조금 나을것도 같은데.
운동하다 항상 병이났기에 또 병나면 그상태로 애를 봐야하니 두렵다. 그래도 해야겠지. 아이가 커서 독립하기 전 까진 어차피 그 긴 세월동안 계속 이런식일 테니 내가 더 힘을 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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