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공황발작을 겪고 2년간 고생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10년째가 되었다.
2년 후 부터는 비행기와 고속버스만 못탈 뿐, 일상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 일상에서도 가끔 고층에 가야 할때. 또는 너무 복잡하고 사람이 많은곳을 가야할 때 정도가 불편했으나 그건 자주 있는 일이 아니라 괜찮았다.
그 후로 첫번째 걱정은 임신과 출산이었는데, 걱정 했던 것과 다르게 임신기간 내내 입덧이 너무 심해서 공황이고 뭐고 불안할 겨를이 없었다. 출산은 내가 고통에 좀 무감한 편이라 이미 진통제를 맞을만큼 자궁이 열린채로 병원에 가서 진통제 맞고 정신없이 아이를 낳았다.
그리고 괜찮게 살다가, 집에 큰 일이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2년 전 사랑하는 가족의 배신. 처음에는 정신없이 지내다가 조금 상황이 정리되고 나니 오히려 불안이 심해졌다. 삶의 목적을 상실한 것 같은 공허함이 지속되었다. 걷보기에는 평온해 보이지만 무기력하고 불안하고 공허했다.
사소한 걱정거리에도 불안이 올라왔고, 호흡이 답답하고 심장이 뛰고 신경이 곤두섰다.
아이가 커서 여행도 다니고 싶어하고 나와 외출도 여기저기 다닐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나는 점점 더 안좋아지는 것 같았다. 그 사건을 계기로 완전히 무너졌다가 아이하나만 보고 다시 일어섰다.
아이는 자기도 비행기타고 여행가고 싶다고 하고, 아이 친구 엄마들은 캠핑이다 뭐다 여행도 많이 다니던데 난 기본적으로 아이 데리고 장거리 운전을 못했다. 불안해서.
일상적인 불안감이 커지자 pms도 심해져서 이삼일 전에는 하루종일 불안과 초조함에 시달렸다.
결국 정신의학과에 방문해 한시간의 상담 후 SSRI계열의 약을 복용하기로 했다. 애초의 목적은 pms가 너무 심해서 약을 처방받으러 간 것이었는데 긴 상담시간동안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고 종합적으로 판단 후 약을 먹기로 결정했다.
불안이 보통 보다 높은 편이며, 그 불안으로 인해 걱정이 끊이질 않는 것. 위에 말한 고층, 비행기, 복잡한 장소를 기피하게 되고 상황에 노출시 여러 증상늘 겪는 것 등은 전형적인 공황장애의 증상. Pms에도 쓰이는 약물이라 전반적으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금 복용한지 10일 가량 되었고 부작용 때문인지 예전보다 더 이랬다 저랬다 한다. 약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적어 봐야겠다.
삶에 치여 극복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나 싶다. 힘들었던 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해 볼걸. 남아있는 불안을 극복 해 볼걸. 다른 시련이 올수도 있고 더 심해질수 있다는 생각을 예전에는 해본적이 없었다.
삶이 평탄하지만도 않고, 인생은 내가 원하는데로 흘러가지 않더라. 그래도 예전에 노력해본 것이 있어서 예전처럼 당황스럽거나 두렵지는 않다. 다시 노력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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